레스토랑 비즈니스를 안정시키는
” 제대로 된 마음가짐 “
그 동안 칼럼에서 상업요리의 중요성과 사업을 운영하면서 지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부분들에 대해 계속 다루었으나 오늘은 사업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마음가짐이라는 특별한 관점에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준 한 일식당에 대해 소개하려 하는데, 교과서적인 운영방식을 현실에서 보여준 경우로, 그 동안 나의 모든 경험과 상식으로는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지만 훌륭히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 언급해왔듯 레스토랑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는 인건비, 재료비, 렌트비이다. 하지만 이 일식당은 이 세가지 요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서도 일반식당 매출의 3배 이상을 올리고 있다.
각 요소의 예를 들어보면,
- 첫 번째 인건비: 8명이면 충분할 직원을 10명 이상 고용하고 있으며, 모두 평균 이상의 급여를 받고 있다.
- 두 번째 재료비: 높은 가격 때문에 일반 일식당에서는 취급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Blue Fin 참치 한 마리를 통째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Fish Market에 Blue Fin 참치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 세 번째 렌트비: 시티에서 20분 거리로 약 100sqm에 주당 1000불을 내고 있다. (15년 전 렌트비가 고정된 상태)
이 식당 자리는 주인이 6번 바뀌었고, 주인이 바뀌는 동안에도 계속 일식당이 운영되고 있었으나 마지막 오너가 매장을 인수한 이후로 15년간 성업 중이다. 5명의 전 주인들에게도 같은 기회가 있었지만 유독 지금의 사장님만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여 나는 그 운영 노하우를 분석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철저한 주방 위생 관리였다.
필자는 일식 요리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일식이 보이는 것처럼 깨끗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가족과 외식을 할 때 일식을 메뉴로 선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식당은 주방시설 관리에 대한 사장님의 철학과 경험을 주방을 살펴보자마자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위생 관리를 잘 하고 있어, 우리 가족의 유일한 단골 일식당이 되었다. 조리 기술도 뛰어났지만 일본 본토의 음식 맛을 구현하기 위한 메뉴개발을 15년간 멈추지 않고 해왔으며, 보는 즐거움을 위해 식기를 일본 현지 업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공수해 사용하였다. 손님들은 Take-away 가격의 요리가 아름다운 접시에 정성스럽게 담겨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하고 있었다. 거기에 오너는 매장에 직원들을 닥달하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을 보러 나가 모든 손님들의 이름과 가족관계까지 일일이 물어가며 전부 기억하고 자연스럽게 안부를 주고받는 마케팅을 하고 있었는데 그 효과는 대단해서 로컬 사람들 전부가 일식당을 매일 찾는 단골손님들이었다.
함께 차를 마시며 인건비와 재료비가 너무 많이 나가는 것 같은데 비용을 줄여 좀 더 큰 이익을 남길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하지만 사장님은 “저는 계산기 두드리는 건 잘 못하고 그저 요리가 좋고 사람들이 좋아서 처음 호텔에서 요리 배울 때의 마음만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10년넘게 식당 운영하는 동안 직원들 바뀌는 일도 없이 다들 열심히 일해주고 있고, 손님도 계속 많아 바쁘게 살고 있으니 이것으로 만족합니다.”라며 웃으셨는데 나는 당연한 이 이야기를 듣고서 한대 맞은 듯한 큰 충격을 받았다. 필자도 19세에 호텔 조리파트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좋은 재료로 깨끗하게 요리한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한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지난 20여년간 사업을 하면서 기본을 잊고 조금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고 얼마나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
현재도 수 없이 많은 식당들이 그만큼 다양한 이유와 사연들을 가지고 사업이 번창하거나 문을 닫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 운영하고 있는 식당에 문제가 있어 고민이라면 재료 단가나 인건비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도 물론 고민해야 하지만 먼저 식당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의 본인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 계속…
– KORA 사무국 –